모든 질병은 적극적 예방이 최고입니다. 예방이란 학문적으로 한마디로 요약하면 ‘위험도를 낮추는 작업’입니다. risk reduction으로 정의합니다. 예방은 1차 예방, 2차 예방, 3차 예방으로 나눕니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되었을 비극인 세월호 사건을 본다면 1차, 2차, 3차 예방이 모두 참담한 상황으로 전개되었던 경우입니다.
간단하게 이 3단계의 예방을 정리하자면, 1차 예방이 제일 이상적인데 질병, 혹은 사고가 아예 생기지 않도록 하는 노력입니다. 지식이 있어야 예방도 가능하므로 교육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더하여 우리가 예방주사를 맞고, 교통사고로 부터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전조등을 키고, 안전띠를 착용하는 것도 모두 1차 예방에 속합니다. 화장실 다녀오며 꼭 손을 씻는 습관을 드리는 것도 모두 적극적 1차 예방입니다.
세월호 사건을 예로 들자면 1차 예방의 전 부분을 망라하여 부실하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몇 가지만 지적해 보지요. 우선, 배 자체가 무리한 증축으로 예방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무시하였습니다. 선원들을 비롯하여 모두에게 안전교육은 없었고, 배 선적은 예방과는 거리가 먼,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방향이었습니다. 안전 평가를 하는 기관들은 모두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실질적이며 단순하되 맥락을 뚫고 여러 기관에 공통되게 적용되어야 하는 원칙을 지닌 매뉴얼은 존재하지도, 작동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1차 예방은 우리의 안전한 실생활을 위해서도 도처에 적용해야 하는 원칙입니다. 더 자세한 논의는 다른 기회에 하겠습니다.
다음은 2차 예방입니다. 2차 예방은 두 부분으로 나눕니다. 1차 예방의 노력을 하였지만 질병에 걸렸을 경우(사고가 났을 때) 빠르게 조기진단(첫 부분)을 하고 조기치료, 조기처치(두 번째 부분)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신체적 건강을 대입해 보면 어떤 질병이든지 빠르게 조기발견을 하여야 빠르게 회복이 가능합니다.
조기진단이 되었어도 조기치료가 따르지 않으면 질병은 계속 진행됩니다. 이러한 원칙은 철저히 안전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전 국민의 안녕, 안전과 관계된 국가적 안전시스템에는 이 예방의 원칙이 무결점을 지향하며 적용되어야죠. 세월호 사건에서 우리 해경과 행정부의 대응상황은 이 부분의 심각한 문제점을 들어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집단 지성적 지혜를 모으고 집단 기억을 양성적인 방향으로 돌려야 하는 역사적 소명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결코 늦출 수 없는 작업입니다.
마지막 3차 예방은 되도록 빠르게 회복하여 정상 생활, 일상생활로 돌아오게 하는 노력입니다. 재활 노력입니다. 심장마비에 걸렸어도 즉각적인 처치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그로부터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단계적 재활노력을 거쳐야 합니다. 완전 정상생활로의 회복도 가능합니다. 실질적으로 사망했다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인생의 예기치 않은 변환도 마찬가지고 사고나 재난에서의 회복도 적극적 재활의 단계를 거쳐야 됩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의 예에서는 그 상황을 직면했던 피해자들은 물론이고 사망과 실종자 가족을 비롯하여 여러 상황으로 관계했던 모든 분들을 포함하여 넓게는 전 국민의 세심하고 전문적인 재활이 필요합니다. 절망감과 무력감에서 전 국민이 빠르게 벗어나야 합니다. 국가안전사고 후의 재활노력은 대단히 전문적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시스템의 전체 3단계 구축노력이 최소한 있어야 합니다.
이 3가지 적극적 예방은 질병은 물론이고 우리 실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언제나 유효합니다. 바라건대 이번 세월호 사건이 계기가 되어 우리 사회에 다시는 그러한 비극이 없도록 각 분야에서 이 3단계 예방의 원칙이 근본이 되는 시스템 구축을 철저히 하였으면 합니다. 이 참담하고 비극적인 사건을 대한민국의 안전 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일로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기려야 할 것입니다. 제 염원이자 우리 모두의 소망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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